젖더라도 잘 마르기만 한다면...
이게 얼마만의 반가운 얼굴인가! 드디어 햇빛이 비치고 있다. 물과 관련된 모든 기록들을 갈아엎은 빗줄기가 잠시 멈춘 상황인 것 같다. 미디어에서는 이번 장마를 긴 장마라고 부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마가 아닌 우기라고 부르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아주 길었다는 얘기다.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겠지만 적어도 2주 이상은 지속적으로 비가 내린 것 같다. 그만큼 비로 인한 피해가 클 것이다.
이번의 경우처럼 오랜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빗물이 뿜어졌다면 주택의 외피에도 많은 악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주택의 형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아무리 수분에 대한 저항성이 뛰어난 벽돌집과 콘크리트 집들도 많은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한마디로 집의 입장에서는 혹독한 내구력 테스트의 기간이었을 것이다.
샌드위치 패널 집, 콘테이너 집, 목조주택, 스틸하우스, 벽돌집, 콘크리트 집 등 모든 집들은 어쩔 수 없이 수분에 노출된다. 집에 영향을 주는 수분소스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과 눈의 외부소스, 실내에서 발생하는 내부소스(샤워, 요리, 의류건조, 식기건조, 식물류, 반려동물과 인간의 호흡, 땀 등), 집을 지을 때 사용되는 건축소스로 말이다.
집의 외피를 구성하는 마감재가 물에 젖는다고 바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재료의 특성에 따라서 수분에 저항하는 수분저장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정도는 수분을 머금고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분을 저장하는 양은 벽돌집과 콘크리트 집이 가장 크고 목조주택, 샌드위치 패널집/컨테이저 집 순이다. 수분을 저장하는 양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수분으로 인한 하자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벽돌집이나 콘크리트 집이 마냥 좋다는 것만은 아니다. 외벽이 수분을 그만큼 많이 저장하고 있다는 것은 내부로의 수분침투로 인한 하자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위의 그림은 수분균형의 개념도이다. 건축재료들은 기본적으로 수분저장능력이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젖더라도 잘 마르기만 한다면 별다른 문제발생이 거의 생기지 않는 다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상황은 이 수분저장능력을 초과하면서 부터다. 따라서 젖기와 건조사이의 균형을 유지관리함으로써 재료의 수분축적과 안전한 저장능력이 초과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수분저장능력이 초과되는 경우를 대비한 방법도 다 준비가 되어있다. 바로 4Ds다. 집을 지을 때는 배수(drainage), 편향(deflection), 건조(drying), 내구성(durability)을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붕은 경사각이 있고 처마가 있는 편이 빗물을 자연스럽게 외부로 배출하고 외벽을 보호하는데 유리한 것이고 외벽의 빗물침투를 대비한 공기순환 및 건조공간인 공간벽과 배수면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침투한 빗물을 아래로 흐르게 하여 플레슁과 윕홀을 통해서 기초와 최대한 멀리멀리 배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내구성이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수분침투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