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성이 높은 집이 좋은 집?
때이른 10월 추위로 화들짝 놀라서 다른 해 보다도 다소 일찍 보일러를 돌리면서 비상상황에 돌입한 집들이 있을 것이다. 바로 단열성능이 조금 떨어지는 구옥들 말이다. 그래서 떨어지는 단열성능을 보강하기 위해서 창문외부와 내부에 비닐로 덮고 뽁뽁이를 붙이는 등 느닷없이 찾아온 10월 한파에 월동준비하는라 분주한 상황에 처한 집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참에 아예 단열성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단열성능이 좋다고 하는 2중창이나 3중창 아니면 시스템창 거기다가 벽체의 단열성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거의 리모델링급 공사를 고려하는 집들도 있을 듯 하다.
최근 지어진 집들과 좀 연식이 있는 집들과의 차이라고 하자면 무엇보다 집의 기밀성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기밀성을 Airtightness라고 표현한다. 단어 뜻 그대로 공기가 들락거리지 못하도록 틈새를 꽉 막아버린다는 의미다. 지은지 오래된 예전의 집들에서 자주 표현했던 웃풍이나 외풍은 공기가 들락거린다는 의미다. 특히 칼바람이 부는 엄동설한의 겨울철에는 이러한 작은 공기의 통로가 집안의 골칫거리였던 것 같다. 그래서 기밀성이 좋은 집이란 이러한 공기의 통로를 차단시켜버리는 것이다.
요즈음 지어진 최신의 주택들은 이러한 웃풍이나 외풍이 거의 없다. 공기의 통로가 될 수 있는 작은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기밀성이 높은 집이 좋은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두다 기밀성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밀성 높은 집은 좋은 집인지 알았다. 당연히 가격도 높고 말이다.
요즈음에는 외단열이라고해서 아예 집의 외부벽체를 단열재로 둘러싸고 있는 집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외단열이 에너지효율성에서 좋다는 평가를 받고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집의 기밀성이 높아졌는데 거기다가 외부를 단열재로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밀성이 높아지고 외단열까지 하면 모든게 좋아질 줄 알았는데 실내의 공기질 저하와 습도문제의 발생 그리고 벽체의 건조능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기밀성이 좋은 패시브하우스급 정도의 집들은 실내공기질 문제와 습도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 환기시스템인 전열교환기의 설치가 의무사항이다. 그런데 종종 들려오는 소식은 답답하다고 창문 열어놓고 일반주택처럼 자연환기 시키면서 거주하고 있다는 곳들이 있다는 것이다. 비싼 돈 들여놓고 결국 돈만 날린 꼴이란 것이다.
주택은 기밀성과 환기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면 좋지 못한 상황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벽체는 밖깥쪽이든 안쪽이든 적어도 한쪽으로는 건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벽체를 구성할 때도 건축재료의 특성을 고려해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실내의 가장 안쪽을 진짜 실크가 아닌 비닐실크벽지로 막아놓은 집들이 대부분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공기의 순환이 안된다는 것이다. 공기의 순환이 부족한 경우에는 결로 그리고 곰팡이 거기다가 악취의 발생은 시간상의 문제일뿐 거의 예정된 수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