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에서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다름아닌 욕실이다. 이 사용이 끝난 물은 배수구와 연결된 배관으로 이어진다. 물이 잘 흘러나가도록 세면대바닥과 욕실바닥에는 물매를 둔다. 경사가 있어야지 잘 흐르기 때문이다. 물론 욕실바닥의 물매는 세면대와 욕조내부의 물매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물매가 있다.
주택의 외부 보호막격인 지붕도 물매가 있어야 한다. 평지붕인 경우라도 물매가 있다. 완전히 평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물매가 적절하지 못해서 한 곳에 빗물이 모이는 현상을 흡사 연못과 같다고 해서 판딩(ponding)이라고 호칭하는데 이러한 경우라면 접하고 있는 재료를 약화시켜면서 누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즉 재료가 물에 붇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택에서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욕실이나 대용량의 빗물을 직접적으로 접하면서 처리해야하는 지붕의 경우에는 적절한 물매가 기본인 것 같은데 아쉽게도 이러한 곳들보다 신경을 덜 쓰는 경향이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주택을 둘러싸고 있는 토양말이다. 주택의 기초는 주변토양에 둘러싸여 있는 조건인데 이곳 역시 적절한 물매가 있어야 한다. 즉 외부로 경사가 있어야지 빗물이 원활하게 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주택들이 적절한 물매는 커녕 오히려 역물매 즉 기초쪽으로 경사가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웃집이 높은 축대위에 지어져 있는 경우도 유사한 조건이고 말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동안에 기초주변으로 스며든 수분으로 인해서 외벽과 접하고 있는 바닥이 눅눅해지면서 곰팡이와 악취발생이 예정된 수순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우수관의 길이가 짧아서 빗물이 기초주변으로 그야말로 "꽐꽐" 쏟아져내리고 있는 주택들도 있는데 이것 역시 기초주변을 습하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하여간에 기초주변은 외부로 경사를 두어서 빗물이 최대한 멀리 배출될 수 있도록 하고 물빠짐이 좋아서 건조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수분관련문제를 예방할 수 있거나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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