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파주에 다녀왔다. 군 전역 후 25년 정도가 지나고 있는 듯 하다. 감개무량이다. 인근지역 부대 앞을 지날때마다 옛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역시 지리적으로 서부전선 부대집결 지역이라서 발전이 더딘 듯 하다. 금촌만 해도 거의 천지개벽수준인데 말이다.
의뢰받은 집은 은퇴 후 주말주택으로 이용하려고 마을인근에 거주하는 업자를 통해서 지은 2층 황토벽돌집이다. 그런데 창문누수와 곰팡이문제로 못 살겠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시공업자는 싼 자재로 만들어서 어쩔 수 가 없다는 식으로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주인부부와 시공업자는 누수원인 및 보수공사에 대해서는 거의 소통이 안되는 수준이고 누수원인과 보수방법 그리고 집의 전반적인 상태에 대한 정보를 원하고 있는 듯 했다.
집의 위치는 앞이 트여있고 멀리 이름모를 산이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고 임야지대를 개발하여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필지에 지어졌다. 집 주위를 둘러보니 기초주위에 이끼가 많이 자라고 있는 상황이다. 습기가 많다는 증거다. 뒷집의 옹벽 중간 부분과 하단부분에 여러개의 우수배출관을 통해서 많은 양의 빗물이 지난 장마기간 동안에 뿜어져 나왔으리라 짐작이 된다. 이것에 대비해서 배수로가 만들어져서 우수가 기초로 부터 멀리 떨어져서 외부로 배출되어야하는데 배수로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기초 주변으로 이끼가 자라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실내습도가 높은 상황이다. 주말에만 방문하고 계시니 전반적인 집관리와 습도관리가 부족하다. 거실 창문 위에서 누수가 발생되고 있고 작은 방 구석진 곳에는 곰팡이 천국이다. 반면에 2층천장은 별다른 누수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2층은 기와 스타일의 지붕이 있기 때문이다. 베란다와 파라벳 부분은 에폭시 페인트로 방수시공이 되어져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집과 빌딩에서 베란다와 옥상을 방수를 위해서 에폭시 시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2~3년을 주기로 재시공을 하고 있으리라 추측된다. 에폭시 시공을 하면 마음의 위안을 찾는 듯 하다. 누수문제로 몇년간은 골머리를 썩히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 듯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그 기간이 예상보다 빨리 단축될 수 도 있다. 작렬하는 태양 빛에 의해서 열을 받으면 에폭시 아래의 콘크리트 내부의 습기발생으로 인해서 압력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으로 인해서 에폭시 표면이 볼록하게 부풀어오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균일한 두께를 보장할 수 없다. 구석진 곳과 접합부는 당연히 도장이 부족할 수 있다. 위 사진처럼 이러한 부분이 가장 먼저 노후화되고 약화되어서 누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빌딩사이언스 과학자들이나 건축전문가들은 적절한 누수방지원리에 의해서 상세설계가 되고 꼼꼼한 시공이 뒤따른다면 베란다와 옥상의 누수주기는 건물자체의 수명과 거의 같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현장에서는 누수방지에 대한 기본원리가 생략되고 에폭시도장이나 발수제, 방수액만 주기적으로 열심히 바르고 있어서 관련업자들만 이득을 얻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듯 하다.
우리의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나무만 물에 약한 것이 아니다. 벽돌, 콘크리트도 물을 머금는다. 태생적으로 작은 공극이 있다. 이부분이 누수의 통로가 될 수 있고 거기다가 크랙이 발생한다면 고속도로가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이번과 같은 오랜기간의 장맛비에 벽돌집과 콘크리트집들에서 많은 누수관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이유이다. 수분을 저장하는 능력이 포화상태가 되어서 더 이상 수분을 머금을 수 없는 상태가 된것이다. 수분문제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는 수분저장능력과 건조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어느정도 젖더라도 잘 만 건조된다면 별 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집도 우리의 몸처럼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화되고 약화되어 시공 초기에 갖추었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의 건강을 관리하듯이 집들도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의 대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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