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지 채 일년도 지나지 않고 있는 집인데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택검사의뢰가 접수되어서 경기도로 출장을 다녀왔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붕어빵 모양처럼 똑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는 단독주택단지였다. 시공사가 같은 입장이니 아마 비슷한 문제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 듯 했다. 의뢰인 부부가 가장 젊은 측에 속한 듯 하고 SNS에 친숙한 세대라서 아마 단지내의 대표주자격으로 주택검사를 신청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건축재료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황이니 조금만 이상한 감이 들어도 큰 하자가 아닌지 의구심이 들고 있는 상황같았다.
대상주택은 2층 철근콘크리트 주택이고 외벽은 파벽돌로 마감을 한 집이다. 누수현상이 보이고 있는 지역은 2층 발로니와 접해있는 창문하단부 둘레였고 천장에서 약간의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철근콘크리트 주택의 주인장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점이 있는데 콘크리트가 아직 습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적어도 2년이상은 지나야지 수분관련문제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 지어진 신축급 콘크리트집들은 내부습도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특별히 적어도 2년 동안은 내부습도관리에 좀더 신경을 써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내부벽지가 실크벽지라고 부르는 비닐코팅된 벽지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벽면의 건조를 더디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벽지내부에서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벽돌은 다공성재료라서 수분을 쭉쭉 빨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벽돌과 벽돌사이를 이어주는 시멘트는 수분을 더욱 빨아들인다. 물론 벽돌도 종류가 많고 어느정도 수분저항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공성재료라는 특성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2층 발코니와 내부측 높이를 측정해보니 외부가 5cm정도 높은 상황이다. 물길이 생긴 것이다. 거기다가 발코니측 하단부에 방수시공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황인 듯 했다. 내부는 반드시 외부보다 높아야 한다. 차이가 클수록 좋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발로니나 베란다, 테라스와 벽을 사이로 접한 내부바닥면의 높이는 높을 수록 좋다. 그리고 화장실과 욕실바닥은 낮아야 하는 것이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는 적어도 욕실바닥면과 출입문하단부의 높이차이를 적어도7cm정도는 두도록 시공하고 있는 편이다.
주인장부부는 벽돌벽에 얼룩이 지고있는 상황을 이해 못하고 있는 듯 했다. 파라펫의 뚜껑을 두겁석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 집의 경우는 대리석으로 덮어놓은 상황이다. 대리석도 다공성재료다. 파벽돌처럼 수분을 머금는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이 두겁석의 길이가 짧고 파라펫과의 연결부위에 대한 방수시공이 시멘트페이스트로 마무리 된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이니 수분이 흡수되어서 중력에 의해서 아래부분으로 내려가면서 일부는 실내로 일부는 실외로 흐르게 되는 것이다. 단열재의 내측으로 침투된 수분은 실내하단부에 누수증상을 보이게 되는 것이고 단열재의 외측으로 침투된 수분은 벽돌을 통과하면서 벽돌외부에 얼룩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2층천장의 누수원인은 검사결과 2층 슬라브 기준으로 바로 위인 옥상의 배수구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였다. 실내측 벽면에는 다른 이상이 없기 때문이고 적지않은 경우가 배수구 슬리브와 연결된 배관 접합부위에서 누수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주인장부부의 우려와는 달리 엉터리로 지은 집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외부에서 방수공사 정도만 제대로 하면 별다른 문제의 발생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방수의 기본은 밖방수인데 기본원리를 몰라서 몇차례 내부방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누수가 계속되는 모습에 화딱지가 나서 시공사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쌓인 경우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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