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로 만든 집이라고요?

유튜브의 영역이 부동산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듯 하다. 하기사 가까운 지인들도 틈만나면 유튜브방송을 통해서 공기좋고 물좋고 사람적은 지역에 위치한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을 살피고 있으니 말이다. 나도 어떤식으로 부동산방송을 하는지 궁금해서 몇번 정도는 유튜브방송을 통해서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을 살핀 적이 있다. 역시 예상대로 대상 주택의 장점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켜서 방송을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방송과 실제는 차이가 많을 수 있다.

 

특히 거래비용이 적게는 천단위에서 수억대를 넘어서는 주말농막이나 전원주택을 현지 방문없이 거래를 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많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기획부동산 문제와 같은 맥락인 것이다. 경치 좋고 물 좋고 공기 좋고 사람 적고 값비싼 건축재료로 제대로 지은 갖출 건 다 갖춘 주택이 급매란 명목으로 값싸게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인 생각일 것이다. 거래단위가 수억대를 초과하는 전원주택 특히 주말주택으로 사용되었던 집들의 경우에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세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급매라는 명목에 혹해서 섣불리 거래를 했다가는 두고두고 후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따금씩 방문해서 가족모임이나 휴가용으로 사용되었던 집이라면 하자상의 문제는 차지하고도 기본적으로 관리상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뭐 인테리어 좀 바꾸면 되지할수도 있겠으나 배보다 배꼽이 클 수 도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적절한 집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시간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되도록 후회가 적게 남을 수 있도록 적절한 집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집과 관련된 많은 학습과 정보가 필요한 것이다.  

 

평창 금당계곡 인근에 위치한 옆 동네로 주택검사를 다녀왔다. 지은지 대략 20년정도가 지나고 있는 집이라고 한다. 의뢰자분은 유튜브 방송을 보고 방문해서 최종적으로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집 앞쪽으로는 평창강이 흐르고 커다란 소나무 두 그루가 서있는 말 그대로 배산임수 터에 해당하는 전원주택이었다. 은행나무로 지은 집이라고 한다. 은행나무로 집도 지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단층 목조주택이고 박공지붕 스타일로 지붕의 경사각이 있고 처마가 길고 단순한 외형이어서 수분침투로 인한 하자발생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목조주택인데도 불구하고 벤트가 없었다. 목조주택은 기본적으로 소핏(처마)벤트와 릿지(용마루)벤트가 시공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원활한 공기흐름에 의해서 지붕내부에 수분축적으로 기인한 문제발생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이다. 내부 천장 용마루 부분에 수분축적의 흔적은 있었다.

 

그러나 건조된 상태여서 하자발생 가능성은 작은 것이다. 거실과 안방의 바닥 단차가 2cm이상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부분에 대한 개선공사가 필요할 듯 하다. 전체적으로 20년된 주택치고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다. 점검구가 없어서 천장 윗부분의 내부상태를 확인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의뢰자분은 당분간은 주말용으로 사용하고 4년 뒤에는 거주를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 때에는 실내공기순환에 대한 고려를 좀 더 해야할 듯 하다. 왜냐하면 상시 거주를 한다면 실내에서의 생활부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에서 발생하는 습기처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벤트를 만들던지 아니면 전열교환기나 기계식 환기장치를 시공해서 실내에서 발생하는 습기문제처리와 실내공기질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것이다.

외벽과 창문을 보호하고 있는 긴 처마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