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군...

경기지역으로 주택검사를 다녀왔다. 의뢰인의 주장은 작년에 지은 집인데 기초가 내려앉고 있고 내부마감이 엉망이라는 것이였다. 그래서 소송을 준비한다고 했다. 사실상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서 주택검사를 의뢰한 것이다. 집의 상태에 대해서 잘 알고있는 것이 소송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안전과 연관된 중대하자나 누수 등 거주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거나 많은 불편을 주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송을 걸어보았자 크게 이득이 되지는 않을 듯 하다. 특히 걸레받이 아랫부분이 뜨고 벽지마감상태가 좋지 않는 정도로는 소송감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최종마감부분으로 소송에서 승소를 해보았자 유지보수비 정도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변호사 수수료도 적지 않을 듯 한테 사실상 남는 장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럴바에는 시공업자와 잘 타협해서 내부마감정도만 새로 시공하는 정도에서 마무리하는 편이 어떨까한다. 물론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보아서는 타협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까지 이르렀기 때문이겠지만 말이다.

 

시공업자의 의견조율이 극과극을 달리면서 결렬되어서 의뢰인의 기분이 많이 상한 상황인것으로 보였다. 집주변을 검사한 결과 기본적으로 시공업자가 배수에 대한 기본개념이 많이 부족한 듯 보였다. 위 사진이 보여주듯이 수직낙수관이 그냥 무방비상태인 것이다. 우수관은 기초와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기초를 수분침투로 부터 보호해야 한다. 다른 쪽에 있는 수직낙수관들도 모두 마찬가지 상태이다. 그리고 기초와 주변 토양과의 이격거리가 없이 기초가 토양에 뭍혀있는 상황이다. 지금이야 겨울철이기 때문에 난방의 덕택으로 비교적 무난하게 건조가 되고 있는 상황이겠지만 비가 많이 내리고 습한 여름철이면 기초로부터 올라온 습기가 기초와 접해있는 주변내부벽면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기초주변의 토양은 외부로 경사가 져서 자연스럽게 빗물이 기초와 멀어져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홈통과 연결된 수직낙수관의 끝부분도 기초와는 반대방향으로 연장되어서 빗물이 배출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땅덩어리가 큰 북미의 경우는 수직낙수관의 연장길이가 적어도 120cm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이정도가 되어야만 기초가 보호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함께 동행한 목조주택 구조전문가분하고 2층 바닥부분의 수평여부를 확인할 결과 특정부분이 약간 기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부분은 성토된 부분의 영향인 듯 했다. 다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이다. 내부검사결과 특별한 하자의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의뢰인의 주장대로 최종내부마감 품질과 관련된 걸레받이 하단부 들뜸, 벽지연결부위 돌출 등에 관련된 것들뿐이였다. 주인장의 성향에 따라서 보수정도만 요청하고 그냥 넘어갈 수 도 있는 상황으로 판단되는 정도였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새 집의 상황이어서 의뢰인의 심정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허용오차란 것이 있다. 가로세로가 딱딱맞아 떨어지는 완벽한 집은 없다는 것이다. 이 집의 경우는 소소한 하자들이 거의 허용오차의 범주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언제나 최종결정은 주인장에게 달려있다. 감정에 너무 치우쳐서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도록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