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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가 없는 집은 없을까?

유맨CPI 2021. 3. 8. 10:07

글재주 별로 없는 내가 쓰고 있는 블로그 이름이 '유맨의 좋은 집 건강한 집 하자없는 집'이다. 주택검사일을 하다보니 하자없는 집이 가장 좋은 집이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세상에 하자없는 집은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집은 사람이 짓기 때문이다. 아무리 완벽에 가까운 설계를 한다고 해도 결국 실제 현장에서 집을 짓는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불완벽한 존재인 사람이 완벽한 집을 짓는 다는 것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는 것이다. 

 

설사 건설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우는 시공팀이 집을 지어서 시공초기에는 완벽에 가까웠다고 하더라도 집은 시간의 경과와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하자가 생길 수 밖에 없는 대상이다. 즉 일사, 비, 바람, 먼지, 오염물질들, 수압, 침하, 지하수, 온도와 습도차이, 일교차 등의 영향으로 초기에 가졌던 내구성은 불가피하게 변형되어 약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다가 집을 짓는데 사용되는 모든 건축재료들은 내구연한이 있다. 일정한 기간이 되면 사용기간이 만료되어서 교환이나 수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집도 우리의 몸과 마찬가지로 생로병사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하자가 없는 집은 없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남이 보는 하자를 하자로 보지 않는다면 하자의 수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사는데 크게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라면 하자로 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주인장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도 전문가의 눈에는 큰 하자로 보일 수 도 있을 것이다. 특히 집의 안정성과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일 경우에는 자칫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하자가 없는 집은 없다. 그러나 하자가 적은 집은 있다. 이미 존재하고 있고 새로 지을 수 도 있다. 하자가 적을 집을 말이다. 집을 새로 짓든지 아니면 기존의 집을 구입하든지간에 하자가 적은 집을 얻고자 한다면 우선적으로 욕심을 버리는 편이 좋을 것이다. 즉 적절한 선에서 자신과 또는 동반자와 타협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외부에 보이는 디자인적인 측면에 중요성을 둘 것인지 아니면 외부에 보이는 디자인은 비교적 투박하더라도 내부에 좀 더 많은 중요성을 둘 것인지 말이다. 비용상의 문제이니만큼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하자가 적은 집의 기본조건이 있다. 기본적으로 지붕은 경사각이 있어야 하고 처마가 긴 편이 좋다. 빗물을 원활히 배출시킬 수 있고 빗물로부터 외벽과 창문 혹은 기초의 일부까지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홈통과 수직낙수관이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기초주변의 토양은 외부로 경사가 기울어져 있어서 빗물이 기초와 최대한 멀리 멀리 떨어져서 외부로 배출되어야 한다. 기초는 주변토양과 이격거리가 있어야 한다. 기초가 토양에 파뭍혀 있는 경우가 있는데 기초가 수분을 쭉쭉 빨아들이는 상황인 것이다. 겨울에는 난방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기초가 잘 건조가 되겠지만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의 경우라면 실내습도 증가로 피해를 벗어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외벽의 마감재도 젖더라도 잘 마를 수 있는 재료가 내구성이 좋다. 공기순환이 비교적 잘 되는 마감재와 시공법이 하자가 적다는 것이다. 집을 짓거나 관리를 할 때는 수분피해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는 빗물관리 기본원리 4Ds를 기억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배수(Drainage), 편향(Deflection), 건조(Drying), 내구성(Durability)이 바로 4Ds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