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년 전만해도 현재하고 있는 일과는 무관한 일을 했다. 홈인스펙터라는 직업이 존재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지난 몇년만에 집을 바라보는 관점과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차원이 달라졌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빌딩사이언스라는 학문을 접하면서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것이다. 빌딩사이언스는 빌딩이나 주택 등 건축물의 하자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학문은 최근에 개발된 최첨단 건축방법과 그에 따르는 하자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건물의 디자인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현재의 건축시장의 트렌드에 가려져서 그 동안 간과되고 잊혀져왔던 자연의 기본원리와 그에 따르는 영향을 다시 건축물에 적용시켜서 하자발생을 예방하거나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보수 및 관리가 어렵지 않은 빌딩이나 주택내에서 우리가 좀 더 건강하고 쾌적하게 생활하도록 하자는데 그 취지가 있는 듯 하다.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사람들마다 주어진 환경 그리고 생각과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정답은 없을 듯 하다. 주변환경만을 논한다면 주변의 생활편의 시설이 잘 갖추어진 대도시를 선호할 수 도 있고 사람의 인적이 드문 두메산골이나 한적한 바닷가를 선호할 수 도 있겠다. 주택의 형식에 따라서는 아파트나 빌라와 같은 공동주택 아니면 단독주택을 선택할 수 있겠다. 사실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이 가장 좋은 집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그게 정답일 수 도 있다.
세상에 완벽한 집은 없다. 설사 초기에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고 하더라도 시간의 경과에 함께 집도 나이가 들어간다. 집을 이루는 모든 건축재료는 내구연한이 있다. 비용과 시공능력에 따라서 다소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사람이 짓는 것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 가 없는 것이다. 물론 애정어린 눈으로 어느정도의 하자정도는 대수롭지않게 여기고 완벽하다고 생각한다면 완벽하게 보일 수 도 있을 것이다. 대상을 바라보는 생각과 관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시간을 가지고 좀 더 천천히 생각해 볼만한 질문인 듯 싶다. 주택의 하자문제를 다루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하자가 적은 집이 좋은 집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비만 오면 물이 새고 바닥과 벽면이 눅눅하고 곰팡이로 악취가 진동을 하고 단열성이 부족해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집을 누가 좋은 집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느냐는 말이다. 가정의 화목과 행복과는 거리가 아주 먼 스트레스 그리고 한탄과 탄식만 가득찬 집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집은 없다. 그러나 완벽한 집은 아니더라도 관심과 관리 그리고 애정만 있다면 좋은 집의 전제조건을 갖추고 있는 집들은 많다. 아파트나 빌라의 경우라면 관심을 가지고 집안 내부 이곳저곳을 단독주택이라면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집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가 좋은 집의 조건을 갉아먹고 있을 수 도 있는 것이다. 좋은 집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의 건강을 관리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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