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축현장에서 다소 그 중요성이 간과되어서 생략되는 건축재료 중 하나가 플레슁(Flashing)이다. 이 별것 아닌 것 같은 건축재료가 생각보다 중요하고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즉 빗물의 침투를 예방해서 그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주택 뿐만 아니라 모든 건축물의 내구성을 가장 약화시키는 요소가 다름아닌 수분이다. 특히 쏟아지는 빗물과 같은 대량의 수분을 방어하기 위한 1차 방어선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지붕이나 외벽 그리고 외벽을 관통시킨 창문, 기초 등이다. 외부에 노출되어서 주택의 내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직접적으로 빗물과 맞짱을 뜨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빗물과의 맞짱에서 된통 얻어 터지기 싫다면 요소요소에 플레슁의 설치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플레슁의 역할은 빗물의 방향을 외부로 돌리는 것이다. 편향(Deflection)이라고도 한다.
이 플레슁의 재료로는 일반적으로 강철, 아연, 구리, 알루미늄, 심지어 플라스틱 또는 고무도 사용될 수 있다. 종류에 상관없이 빗물의 방향을 외부로 바꿀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물론 수분에 강한 재료가 오랜기간 동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플레슁은 처마, 지붕과 벽이 만나는 접합부, 창문주위, 굴뚝과 지붕이 연결되는 접합부, 벽체의 하단부, 벽을 관통한 파이프 주위 등에 사용되어 빗물의 침투를 예방하고 구조재와 건축재료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단독주택 건축현장에서는 이 플레슁이 적절하게 시공된 현장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듯 하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만능재료, 실리콘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런데 이 실리콘도 생각보다 얼마 못간다. 외부에 노출되어서 일사와 빗물, 바람, 먼지 등의 외부오염물질, 낮과 밤의 온도차이와 습도차이, 계절적 변화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접착된 건축재료의 수축팽창으로 인해서 틈이 생기고 초기의 견고함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숙련이 덜 된 작업자에 의해서 시공이 완료가 되는 경우도 많은 듯 하다. 그래서 주기적인 뗌빵식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주택의 유형과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시공이 되어야 빗물의 침투를 예방할 수 있거나 최소화시킬 수 있지만 특히 수분에 다소 취약한 목조주택이라면 이 플레슁의 중요성을 절대로 무시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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