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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펫, 올해는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유맨CPI 2021. 4. 2. 09:16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년 여름의 장마철을 기억할 것이다. 아마 장마와 관련된 대부분의 기록들을 갈아엎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난히도 길었던 장마철을 빗대어서 우기라고까지 불렀으니까 말이다. 건축재료의 내구성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바로 습기다. 내구성의 대명사격인 강철도 습기에 오랜기간 노출이 되는 조건이라면 녹이 슬기 시작하고 콘크리트 역시 물성이 약화되어가면서 초기에 가졌던 내구성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상황에 처해지기 시작한다.

 

작년 여름에 전국 이곳저곳에 위치한 단독주택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 부분이 바로 파라펫이다. 특히 벽돌이나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파라펫에서 누수문제가 많이 발생한 것 같다. 누수가 발생한 주된 이유는 당연히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거의 두달동안 쉴새없이 내린 장맛비의 영향 때문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기간과 강수량에 다소 차이는 있을 것이다.

가공처리 되지 않은 일반적인 나무재료에 비해서 벽돌이나 콘크리트는 빗물 저장능력이 우수한 편이다. 그래서 어느정도의 빗물정도는 흡수해도 물성이 변하지 않고 건조만 잘 되는 조건이라면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별다른 문제의 발생가능성은 적다. 그런데, 작년 여름에는 이 벽돌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파라펫이 건조될 수 있는 기간이 심하게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리해서 더 이상 빗물을 저장할 수 없어서 쏟아져내리는 빗물에 무방비 상태가 된 것인 것 같다. 말 그대로 포화상태가 된 것 이다. 더 이상 물을 흡수하고 저장 할  수 가 없어서 지속적으로 토해내고 있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파라펫에 누수가 생긴 것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벽돌이나 콘크리트에는 태생적으로 아주 작은 구멍들이 있다. 바로 다른 재료와 섞여있던 작은 수분방울이 있던 자리가 건조되면서 빈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이 공극이 개별적으로만 존재한다면 누수의 통로와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겠지만 작은 크랙으로 연결이 되는 조건이 성립이 되고 거기다가 비와 바람까지 불어준다면 시간상의 문제일뿐 누수가 발생하기 위한 기본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누수의 발생조건인 물, 통로, 밀어주는 힘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 파라펫의 누수현상을 최소화 하거나 예방하려면 파라펫도 누수방지상세 설계를 기본으로 만들어져야 하고 적어도 방수에 대한 전략적 시공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파라펫이 낮은 경우 안전을 위해서 상단에 철재 난관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난간대를 고정하기 위해서 상단을 일부 관통하거나 고정하는 부분이 의도치 않게  누수의 통로가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상단 부분은 두겁대라고 불리우는 덮개를 덮는 편이 좋다. 덮개도 경사도를 주어서 빗물이 옥상 내부로 흘러서 배수구로 배출되게 하는 편이 좋다. 두겁대의 경사도를 내부로 향하게 하는 이유는 빗물이 외부로 흐를 경우 외부 벽면의 내구성에 좋지 못하고 누수통로가 발생할 수 도 있으며 특히 미관상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수분과 먼지, 각종 오염물질이 뒤섞여서 얼룩이 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파라펫 하단부와 옥상이 만나는 연결부분이 주요 누수통로가 될 수 도 있다. 그래서 옥상은 적절한 물매가 져서 빗물이 배수구를 통해서 외부로 배출될 수 있어야 한다. 비가 온 다음에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옥상 위에 빗물이 고여있다면 물매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위 그림은 파라펫 시공의 개념도 정도가 될 듯 하다. 저 정도는 되어야지 누수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을 듯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시공을 해주는 업체가 있을지도 의문이고 당연히 비용상의 문제도 뒤따를 것 같다. 단독주택 단지에서 장마철이 다가오기 전에 아니면 된통 당한 후에 발수제 바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근원적인 처방은 아닌 것이다. 벽돌이나 콘크리트 파라펫이 누수가 발생하는 이유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