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지역으로 주택검사를 다녀왔다. 의뢰내용은 집안 이곳저곳에 곰팡이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으로 누수가 의심된다는 내용이다. 해당 주택은 지어진지 3년정도가 되었고 의뢰인분은 입주한지 2개월정도가 지나고 있다고 했다. 산을 절토해서 타운하우스 마을을 만든 듯 했다. 아마 전국에 산을 절토해서 타운하우스 마을이나 전원주택단지를 만든 곳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해당 주택의 외관은 벽돌로 마감되었고 지붕은 징크로 단장한 3층 주택으로 처마는 거의 없는 디자인이다. 요즈음 지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트렌드인 모던스타일 벽돌집인 것이다. 의뢰인 분은 하도 열불이 나서 실내 곰팡이가 발생한 곳들의 벽지를 이곳저곳 뜯어논 상황이다. 하도 곰팡이꽃이 핀 곳이 많으니 누수가 원인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실내와 실외를 번갈아 가면서 검사가 진행되었다. 의뢰인은 우려와는 달리 누수라기 보다는 집의 구조적인 문제인 듯 했다. 우선 기본적으로 기초와 집의 외벽의 하단부가 주변 토양에 의해서 많이 덮어진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니 토양과 접하고 있는 기초주변부와 외벽의 습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기초주변 토양의 경사도가 외부로 향해서 비가 내리면 자연스럽게 빗물이 외부로 흘러야 되는데 이 집의 상황은 역물매인 조건이다. 빗물이 오히려 기초주변으로 모여드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수전이 있어서 물을 사용하는 장소와 외부는 기본적으로 수분의 침투를 예방하기 위해서 턱이 낮아야 한다. 그런데 2층의 경우 외부와 내부의 슬라브 높이가 거의 비슷하다. 이러한 상황이니 창문하단부가 습해서 곰팡이 천지가 된 것이다. 인접한 토양의 수분들이 건조한 벽체내부로 스며든 것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벽돌은 수분을 머금는다. 벽돌 뿐만 아니라 벽돌과 벽돌을 잇는 시멘트몰탈 메지는 더욱 수분을 빨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외벽의 최종마감을 벽돌로 치장하는 경우는 이러한 수분침투를 대비해서 내부에 환기와 건조를 담당하는 적절한 빈 공간이 필요하고 벽체하단부는 플레슁과 눈물구멍(weep hole)이 시공되어져서 침투한 수분이 중력에 의해서 아래로 흘러서 외부로 배출될 수 있게 구성되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 집의 경우는 눈물구멍이 주변 토양에 뒤덮어져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역효과로 인해서 오히려 벽체내부로 수분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도로와 인접한 외벽의 경우는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확인결과 외벽표면에 방수처리가 되기는 커녕 오히려 커다란 빈틈이 보였다. 설상가상인 상황인 것이다.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은 집으로 하자소송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였다.
부푼 꿈을 안고 입주했을텐데 2달만에 봄꽃이 아니라 곰팡이 꽃이 만발하는 집에 거주하게 된 상황이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단독주택을 구매할 때는 너무 디자인적인 요소에 현혹되어서 '덜컥' 계약한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계약당시의 사리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던 콩깍지가 사라지면서 전혀 예기치 못했던 하자발생으로 두고두고 후회하지 않도록 집을 적절하게 고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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