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와 인접한 동네로 주택검사를 다녀왔다. 수십채의 전원주택단지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목조주택인데 지붕은 징크로 마감했고 2층 외벽 마감은 스타코, 1층 외벽은 벽돌로 마감한 집이다. 의뢰인분들은 전세로 살고있는 상황인데 집주인이 구입을 권유하고 있어서 전반적인 주택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주택검사를 의뢰한 경우다.
안주인장의 표현에 의하면 지인분들은 주택검사를 한다고 하니까 왜 비싼 검사비를 쓰냐고 의아해 한다고 했다. 아직까지 주택검사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 이렇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주택검사의 효용성에 대해서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관상 멀쩡한 집인데 왜 쓸데없이 돈을 쓰느냐는 것이다. 이해도 된다. 그런데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겉보기에 건강해 보이고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속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있듯이 말이다.
요즈음 주택거래가 적어도 수억원 이상이다. 서울과 수도권 아니면 지방 대도시가 아니어도 그렇다는 것이다. 주택의 외관디자인과 실내장식에 현혹되어서 덜컥 구매계약을 한 후 새로운 집에 익숙해질 무렵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이상증상들이 보이기 시작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당혹감 그리고 의구심을 동시에 가지기 시작하며 집안팎 이곳저곳을 살피기 시작하는 경우도 생길 듯 하다. 결국 시공사나 전주인에 대한 불만과 의혹으로 사기니 소송을 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서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는 듯 하다.
주택검사는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예방주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검사비 아끼려다가 구입 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수리비 수천 만원 이상이 깨질 수 도 있는 것이다. '덜컥' 계약 후 두고두고 후회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주택검사의 원조격인 북미에서 주택검사가 주택거래에 있어서 기본옵션으로 자리매김을 한 이유인 것이다.
대상주택의 외부와 내부를 꼼꼼하게 살핀 결과 집이 대체로 습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2~3일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바로 목조주택의 기본옵션인 처마벤트와 용마루벤트의 시공이 생략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이니 집이 대체로 습한 것이었다. 처마벤트와 용마루 벤트가 없다고 바로 문제가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지만 증가하는 실내습도문제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의뢰인분들께 설명해 드렸다. 구입여부는 의뢰인분들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실내생활을 하면서 많은 습기가 발생한다. 무의식적인 호흡부터 샤워, 요리, 세탁과 건조 등 특히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 습기를 외부로 배출시켜야 한다. 습기를 포함한 뜨거운 공기는 분자운동이 활발해져서 밀도가 낮아지게 되면서 위로 상승하게 된다. 이 상승된 습기가 차가운 표면에 달라붙게 되는데 주위환경과 온도의 변화에 따라서 결로가 발생될 수 있고 건축재료의 성질을 변화시키면서 곰팡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서 만들어지는 공기의 순환통로가 처마벤트와 용마루벤트인데 시공이 생략된 상태인 것이다.
주택거래는 기본적으로 수억원 이상의 돈이 오간다. 주변환경과 화려한 외관 그리고 실내장식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속병이 있을 수 있다. 주택검사가 예방주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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