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관리의 기본원리를 잊지말자!

다행이다. 전국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혔던 2013년 매미를 능가하는 역대 최강풍을 동반한다던 태풍 바비가 우리나라 제주도, 서해바다 인근 지역을 거쳐서 중국에서 소멸되었다고 한다. 예상보다 피해가 적으면 다행아닌가? 그런데 온라인 상에서는 우리나라 일기예보에 대한 신뢰문제로 말들이 많은 것 같다. 태풍과 같은 일기예보는 최대피해를 고려한 예방차원에서 좀 보수적으로 접근한다고 한다. 그러한 큰 뜻이 있으니 비록 온라인 상에서 댓글 다는 것을 취미생활로 여기는 몇명에 불과하겠지만 태풍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너무 아쉬워하지 말기를 바랄뿐이다.

 

지난 10년 이상 동안은 창문 주위에서 빗물이 줄줄 샌다고 전국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치는 경우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당연하다. 이번경우와 같이 오랜 기간동안 쉴새없이 그것도 엄청나게 퍼부어대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빗물관리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대충 시공한 집들에게서 누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은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 줄 정도의 비가 내리지 않아서 그럭저럭 잘 넘어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정체가 완전히 뽀록 난것이다. 특히 새로 지은지 얼마 안된 집들에게서 이런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주인들 입장에서는 황당 그 자체일 것이다. 

 

 

근래에 새로 지어졌거나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이곳저곳에서 지어지고 있는 주택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 현장을 통해서도 볼 수 있고 온라인 상에서도 몇번의 클릭만으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주택들이 집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예비 주인장들이 현혹되기 좋게 외형을 잘 꾸며 놓았다. 처마가 짧거나 거의 없고 지붕의 경사각은 거의 없는 평지붕이며 창문의 숫자가 많은 네모 반듯한 소위 모던 스타일의 주택들말이다. 거기다가 외장재는 스타코 혹은 치장벽돌집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지나친 화장빨에 속으면 안된다. 화장빨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는 변별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물론 그 구별이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주택은 기본적으로 빗물관리 기본원리에 바탕을 두고 지어져야 한다. 그래야지만 유지관리가 용이하고 오랜기간 동안 비교적 큰 문제없이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의 콘크리트 기초는 되도록 높으면 좋다. 수분침투로 인한 문제발생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이다. 기초의 좌우측과 아래측으로부터 수분의 침투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흙은 수분을 머금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 위 그림처럼 기초주변 토양의 경사도가 외부로 기울어야 빗물이 원활히 외부로 배출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수직낙수관의 끝부분이 외부로 향해야 한다. 북미에서는 적어도 120cm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적어도 기초에 다이렉트로 쏟아져서는 안된다. 기초와는 되도록 멀리 그렇지 않으면 기초에 스며들거나 기초아래에 침투해서 지반침하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지붕은 경사각이 있고 처마가 길수록 좋다. 빗물이 원활히 흘러내릴 수 있고 빗물로 부터 외벽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처마 끝부분에는 드립엣지 플레슁이 있어야 하고 홈통과 수직낙수관도 있어야하는 것이다. 지붕과 벽이 만나는 조인트부분에는 스텝플레슁과 킥아웃플레슁이 있어야 조인트부분으로 수분의 침투를 예방할 수 있거나 최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창문부분도 플레슁처리가 되어야한다. 창문은 외벽을 관통한 형태이기 때문에 상하좌우 수분침투에 대한 플레슁처리가 기본이 되지 못하면 누수현상은 예정된 수순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한 빗물의 외벽침투에 대비해서 외벽 뒷공간에 공기순환과 건조공간이 있어야하고 아랫부분에 침투한 빗물이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플레슁 처리가 되어야 한다. 벽돌집의 경우에는 빗물 배출구멍이 윕홀(weep hole)이 있어야 한다.

 

빗물관리의 기본원리를 4Ds라고 한다. 배수(Drainage), 편향(Deflection), 건조(Drying), 내구성(Durability)이 바로 그것들이다. 빗물에 강한 내구성 있는 좋은 재료가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빗물의 방향이 외부로 흘러나가도록 기울어져서 원활히 외부로 배출되어야 하고 비록 빗물이 침투하거나 젖더라도 잘 만 건조된다면 재료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별다른 문제발생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