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동안 한반도 상공을 완전히 장악해서 온 나라를 들쑤시고 뒤짚어 놓은 그 놈의 최악의 초미세먼지로 인해서 나도 본의 아니게 이틀을 연속으로 다산길 7코스 트레킹을 거르게 되었다. 건강을 위한 트레킹이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강행군되어서는 안된다는 개인적인 판단에서였다.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따스한 봄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상쾌한 산내음으로 깊게 호흡하면서 걸어가야 할 나만의 행복한 시간이 희뿌연 초미세먼지와 안개로 온통 뒤 범벅인 된 천마산의 모습에 절로 고개를 가로젖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3월7일 목요일 어제부터 파란 하늘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고 나만의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이 다시 계속될 수 있었다.
나는 집에서 식수로 약수물을 마신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온 2013년 11월이후부터 일명 옹달샘이라 불리우는 약수물을 마셔온 것 같다. 총대장균수,일반세균수,암모니아성 질소함유량, 질산성 질소함유량 등 총 6가지 항목의 성분검사를 수질검사기관이 월별로 실시해서 식수로 적합한 상태인지를 확인하고 있는 믿을 수 있는 물이다. 주방에 2리터짜리 생수통 15개가 있는데 그 중 5개를 다 마시면 배낭에 넣어가지고 약수터에 먼저가서 약수물로 가득 채운 후 배낭에 넣고 헬기장까지 가서 푸쉬업과 딥 싯 각 120회 실시 후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집으로 복귀하는 코스를 택한다. 물병에 물을 가득 채우면 병당 2kg정도의 무게가 되니 배낭 무게까지 더하면 아마 11kg정도가 되는 것 같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그렇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서 짊어지기에는 크게 부담가지 않는 적당한 무게인것 같다.
오늘은 다산길 7코스 구간 중 언덕코스를 오르면서 다른 날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쿵쿵거리는 심장소리에 귀기울이는 시간을 가졌다. 새소리 말고는 주위가 온통 조용하니 심장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고 그로인해서 나는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순간순간이었다. 하루, 일주일. 몇 달 그리고 심지어 몇년 동안을 가정, 직장, 학교 등의 집합체에서 저마다의 역할과 책임에만 얽매여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산을 오르며 자신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하고 싶다.
개인의 성격과 성향, 가치관, 처해진 환경 그리고 의미부여 여부에 따라 다소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어쩌면 삶의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고 있을 줄 모르는 누군가에게 인생의 항로를 다시 가리켜줄지 누가 알겠는가! 자연은 언제나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과 깨우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