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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욕실배관누수 모르면 당할 수 있다!

유맨CPI 2020. 12. 3. 10:46

한동안 강원도 평창 금당계곡인근 시골집에 머무르다가 약 2주 전쯤에 남양주 천마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집으로 복귀했다. 지난 주 금요일 점심무렵 화장실 세면대를 이용하다가 머리에 물이 한방울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응! 이게 뭐지? "하면서 천장 점검구쪽을 응시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화장실 천장점검구를 열고 천장 위쪽을 확인한 것은 약 2년전에 화장실 환풍팬교체 때 이후로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화장실 습기관리에 철저한 나로서는 결로는 아닌텐데하면서 사다리를 놓고 점검구를 열고 위쪽 상황을 확인하니 천장 위에 누런 물들이 모여있다가 살짝 넘치면서 점검구틈새를 통해서 때마침 세면대를 사용하고 있던 내 머리위에 한방울이 떨어진 것이었다.

"헉" 하면서 휴대폰을 이용해서 물이 고여있는 위쪽 배관을 확인하니 윗집 화장실 바닥 배수구아래로 연결된 배관에서 아래로 흘러내린 누수의 흔적이 보였다. 배수관을 둘러싸고 있는 슬라브 주변으로 희뿌연 백화현상과 물이 스며나간 흔적이 남아있었다. 혹시나하고 주변의 다른 배관의 연결부위들을 확인했으나 불행중 다행으로 다른 곳의 누수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이 누수사실을 윗집에 알여야한다고 판단되어서 바로 윗집에 올라가서 초인종을 누르니 윗집은 어제 이사와서 집 정리하느라고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좀 애매했으나 주인분과 동행해서 누수위치를 알려드렸고 당장 콸콸콸 쏟아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니만큼 짐 정리가 끝난 후에 다시 상의를 하자고 하고 일단 마무리했다.

 

그런데 주말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연락이 없자 다시한번 직접 찾아갈까하다가 좀 더 생각을 해보니 새로 이사오신 분들도 어찌보면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보고있는 상황같아서 이미 한번 방문한 이력이 있는만큼 직접 대면하기보다는 글로 대신하자는 방법으로 변경을 해서 현재의 피해상황과 대략적인 누수위치, 하루 누수량, 보수금액 지불책임은 전주인, 신속한 조치요망 등의 내용을 상대방이 기분나쁘지 않도록 표현해서 윗집 초인종아래에 붙여놓았다.

 

역시 효과가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바로 주인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현장을 확인하고 견적을 내기 위해서 보수업체 관계자가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누수위치가 명확한 만큼 견적을 내러온 보수업체관계자도 간단히 확인만 하고 다음날 12시 경에 방문한다고 말하고 돌아갔다.

다음날 12시 경이 되었고 사다리를 들고 보조한명과 방문해서 보수시공이 시작되었다. 나는 어떠한 방식으로 보수처리가 되는지 궁금해서 사다리 옆에서 시공장면을 관찰하고 있었다. 가지고 온 렌치로 밸브를 약간 푸는 행동을 하더니 이 양반의 주장은 윗집에 올라가서 봐야될 것 같고 배수구트랩이 빠진 것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부속품이 요즘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과 통화를 한 후 다른 사람이 와서 마무리를 할 거라고 얼버무리면서 그냥 갔다.

그리고 얼마후 다른 사람이 방문했다. 이 양반의 주장은 더욱 가관이다. 누수의 원인은 그냥 연결밸브라는 것이다. 사실 1차로 와서 렌치로 연결밸브를 건들 때 윗집 아주머니께서 물을 계속 쓰고 계셨다. 그래서 물방물이 흘러나와서 밸브에 매달려 있던 상황인 것인데 그 물방울을 보고 밸브라고 단정한 것이다. 어쳐구니가 없는 상황이어서 그럼 저 누수의 흔적은 뭐냐고 기가차서 물으니 자기는 잘 모르겠다면서 1차로 왔던 시공팀이 다시 와야한다며 사다리를 들고 줄행랑쳤다.

 

다시 윗집주인분과 통화를 했고 새로운 보수업체를 수배해서 결국 마무리가 되었다. 새로운 보수업체 사람도 마찬가지로 간을 보는 것 같았으나 넘어갈 것 같지 않으니 누수가 되는 배관을 해체하고 경화된 고무패킹만 교체해서 재조립하고 마무리되었다. 경화란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의 성질이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고무패킹은 물이 새지 않도록 탄력성있게 연결부위를 잡아줘야하는데 시간이 경과하고 하중을 받으면서 탄력성을 잃고 딱딱해 진것이다. 그 틈새로 누수가 된것이다. 이 보수업체 사람이 고백하듯이 배관업체에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좀 더 생각해보니 다른분야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무것도 모르면 그냥 덤터기 씌우기에 당하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있는데 자기코가 없어진 것을 나중에 알게되는 것이다. 사기꾼들이 주변에 득실득실한 것 같다. 좁은 동네에서 입소문나면 장사하기 힘들텐데 너무 눈 앞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근시안적인 생각인 것 같다. 정직하고 제대로 된 시공으로 신뢰가 쌓이고 입소문이 나면 많은 득이 될텐데 말이다.

 

하여간 이번의 경우로 배관에 좀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가장 간단한 구조가 배관인데 사람들이 원리를 잘 모르니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이 전국 이곳저곳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는 듯 하다.  

 

왼쪽 배관의 끝부분을 감싸고 있는 고무패킹 교체로 마무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