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바다건너로 주택검사를 다녀왔다. 전국으로 주택검사를 다니고 있지만 제주도의 경우는 좀 특별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야하는 상황인지라 여행의 느낌도 조금은 있는 듯 하다. 지은지 3년정도가 지난 목조주택을 구입하고 다시 3년정도가 지나가고 있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동안 거의 방치된 상태였기 때문에 전반적인 주택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 의뢰의 목적인 듯 하다.
제주도는 누구나 알다시피 사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섬이다. 기본적으로 비와 바람이 많고 습한 기후다. 주택의 내구성을 가장 악화시키는 요인이 바로 수분이다. 따라서 제주도의 기후와 같이 습한 기후라면 특히 실내습도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지 관련된 문제의 발생가능성이 적어지는 것이다.
3년간 관리없이 거의 방치가 된 상태여서 입구부터 거의 밀림수준이었다. 습한 날씨에 밀림과 같은 상태이니 그동안 모기떼와 같은 곤충들에게는 천혜의 서식환경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못보던 이상한 녀석들이 왔다고 여기저기서 환영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엄청 좋아하면서 덤벼들었다. 주택의 기초주변 둘레로 간이정원을 꾸미는 집들이 있는데 주택의 유지관리상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못하다. 기초는 기본적으로 주변토양과 어느정도의 이격거리가 필요하다. 토양은 기본적으로 수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기초주변부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고 아래사진의 사진처럼 외벽에 나무들이 바짝 붙어있는 조건이라면 벽체내부로 곤충들의 이동통로가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또한 키가 큰 나무들의 뿌리가 기초의 작은 구멍들을 파고들어서 기초의 내구성을 저하시킬 수 도 있는 것이다.
주택의 좌측 외벽 사이딩은 부분적인 보수가 필요한 상태로 나타났다. 바람과 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인 듯 했다. 홈통도 부분적으로 누수가 되는 상태였고 테크의 경우 바닥부분은 많은 보수작업이 필요한 상태였다. 데크가 있는 집이라면 주기적으로 Pick test를 할 필요가 있다. Pick test는 드라이버와 같은 뾰족한 도구를 이용해서 데크를 구성하고 있는 방부목을 찔러보는 검사다. 내구성이 좋다면 단단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물컹 거릴 것이다.
계단아래의 후면부는 햇빛을 받지 못하고 있고 주위가 키가 큰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는 상태여서 외벽의 상태가 가장 좋지 못한 곳이다. 이러한 경우는 외부의 사이딩을 교체한다고 해도 얼마 지나지 못해서 유사한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외벽이 건조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행인것은 내부에는 누수의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 물을 많이 사용했던 욕실외벽은 보수작업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였다. 함수율 측정결과 아직까지도 습한상태를 보였다. 특이한 점은 벽체구성인데 내측 최종마감재인 루바안쪽에 석고보드가 없다는 점이다. 통기성 좋은 집을 생각해서 그랬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실내쪽에는 기본적으로 석고보드가 시공되어져야 한다. 석고보드는 화재 발생시 탈출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방습막의 기능도 한다. 제주도의 경우는 습한 환경이므로 이 역할을 하는 석고보드의 필요성이 더욱 있는 것이다.
간만에 제주도에 왔으니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서 바다를 배경삼아 회 한접시 먹으려던 계획을 접고 숙소인근에 위치한 동네호프집에 시원한 맥주 몇 잔 마시고 다음날 첫 비행기로 올라왔다. 역시 나에게는 산공기가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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