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중천에 떠있는 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제법 차다. 현장에 도착하니 경관은 끝내준다. 둑방으로 둘레가 쌓여있는 모습을 보니 강은 아니고 저수지 같은데 하여간 여름에는 뷰가 끝내줄 것 같다. 물론 어제는 계곡사이에서 불러오는 칼바람에 살이 베이는 듯 할 정도로 추위가 메서웠지만 말이다.
대상주택은 20년 정도가 지나고 있는 친환경 황토벽돌집인데 매입을 하고 리모델링을 하면서 집의 내구성에 의구심이 생기면서 주택검사를 의뢰한 듯 하다. 연륜이 있으신 분들이 좋아하는 친환경 황토벽돌집인데 집의 뼈대는 아주 굵은 통나무를 이용해서 지은 집이다. 새롭게 리모델링을 하면서 지붕의 마감재는 슁글지붕에서 스패니쉬기와로 탈바꿈 시킨 모습이다. 처마가 길어서 외벽의 상태는 햇빛과 빗물로 부터 비교적 양호하게 유지되어 있는 듯 하다.
전 주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상시거주지로 사용을 했는지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왜냐하면 너무 친환경에만 올인을 해서 그런지 벽체의 구성이 너무 단촐하다. 황토벽돌로 둘러치고 그걸로 끝이란 것이다. 단열재가 없다는 것이다. 의뢰인 분도 추워서 난로를 새로 장만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단열성과 기밀성이 떨어지는 내부공간은 화력이 좋은 주물난로가 안성맞춤인데 사전 정보부족으로 아쉬운 선택을 한 듯 하다.
실내온도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결로의 흔적이 없다. 통기성이 너무 좋아서 내부 습도가 20%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예기를 듣자니 리모델링 업자가 엉터리 시공을 한 듯 한데 욕실팬 연결덕트도 미시공이고 세면대 밸브와 샤워기의 냉온수 방향도 반대로 연결해 놓았고 욕실배관 누수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역시 욕실벽면에서 미세한 누수의 흔적이 생기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식으로 엉터리 불량시공을 해놓고선 배째라는 식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욕실배관 누수문제가 잘 마무리 된다면 다른 특별한 이상증상은 없어 보인다. 통기성이 너무 좋다보니 실내습기문제의 발생가능성은 적어보이고 말이다. 이런 통나무 황토벽돌집은 관리하기가 쉽지는 않다. 손이 많이 가는 집이란 예기다. 외부에 노출된 통나무는 햇빛에 그을려서 색이 검게 변할 수 밖에 없는데 주기적으로 표면을 갉아주는 샌딩과 오일스테인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통나무의 특성에 대한 이해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못한 경우는 집 무너지는 것 아니냐고 근심과 걱정에 휩싸일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지은지 20년이 지나고 있지만 나무는 여전히 계절적 요인과 주위환경에 따라서 조습작용을 한다. 즉 수분변화와 온도변화에 의해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기 때문에 소리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잘 모르면 괜한 오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모델링을 한 시공업자와의 조율이 잘 마무리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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