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이야기다. 아마 2008년 가을쯤에 입주를 시작했던것 같다. 분양을 받은 것은 아니고 나는 2013년도에 이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이 아파트를 구매한 이유는 예전 직장이 인근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인 것이 가장 컷고 또다른 이유로는 바로 천마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주변환경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덕분에 단지내에서는 천마산 정상을 가장 많이 밟지 않았을까 한다. 한 100회 정도는 정상에 오른 것 같다. 별다른 불만사항없이 그동안 잘 살아왔다. 지난 번 장마기간 동안에 내린 비로 인해서 확장된 거실 천장 모서리에서 누수가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금이야 비가 그친 상황이어서 잘 건조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빗물이 침투한 흔적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왠지 찜찜한 구석이 남았다. 확장된 거실의 오른 쪽 모서리 부분이지만 건조시키기 위해서 벽지를 뜯어놓았더니 계속 신경이 쓰인다. 지난번 내린 장맛비로 인해서 단지내 많은 가구들이 피해를 입었을 거라고 추측된다. 12년차 아파트라서 법으로 정해진 하자보수기간도 끝난 상황이다. 수해피해를 접수한다면 관리사무소의 반응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사실 피해접수를 가기전에 대략적으로 답변을 예상했다. 공용부분인 외벽을 통한 누수가 아닌 전용부분인 창문의 프레임을 고정하는 실링을 통한 누수라고 주장하면서 관리책임은 세대주에게 있다고 할거라고 말이다.
관리사무소에 방문해서 수해피해 접수를 했다.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창문 프레임의 실링처리한 부분을 통한 누수가 아니라 외벽의 크랙이나 시공조인트를 통해서 누수가 된 것 같으니 현장확인이 필요한 듯 하다고 말이다. 접수계는 여성분이셔서 별다른 문제없이 접수가 되었고 얼마후 담당기사분이 방문을 했다. 연륜이 있는 분이 셨으나 예상대로 소귀에 경읽기 스타일이다. 무조건 창문 외부 상단의 실링처리한 부분으로 빗물이 침투했다는 말만 주구장창 떠들다 갔다. 이해도 된다. 무조건 전용공간에서 발생한 누수라고 해야 충실한 임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한편으로는 관리사무소의 현장근무자들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관리사무소의 담당기사분의 주장처럼 확장된 거실 외부창문틀을 고정하는 실링을 통한 누수가 아니라 외벽의 크랙이나 시공조인트를 통한 누수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보겠다. 만약 외부창문틀을 고정하는 실링부분을 통한 누수였다면 내부창문틀의 주위가 가장 누수피해가 많았어야 했는데 실제로는 내부창문틀 주위는 상단 부분의 약간의 수분침투로 인한 흔적만 있을 뿐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거기다가 외부창문 틀 앞 부분에 물끊기도 시공되어 있어서 벽면을 타고 내려오는 다량의 물이 표면장력에 의해서 외부창문틀 실링부분에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담당기사분의 주장을 덧붙이자면 외부창문상단 틀을 고정하는 실링부분으로 빗물이 침투해서 내부가 아니라 석고보드내부로 침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창문하단부 바닥에 흘러내린 빗물의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마루바닥이 심하게 변형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석고보드는 수분저장능력이 크지 않다. 마루바닥을 심하게 변형시킬 정도의 양이 석고보드표면으로 흘렀다면 석고보드의 변형이 있거나 맞붙어 있는 벽지에 변색이나 누수흔적이 있어야하는데 석고보드와 벽지의 상태는 상당히 양호하다는 것이다. 또한 담당기사분의 주장은 크랙은 누수통로가 될 수 없다고 하는데 누수의 발생원인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심하게 의구심을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다.
콘크리트 크랙의 발생원인은 다양하다. 타설이후 건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고 열에 의한 팽창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고 주위환경의 온도변화에 의한 수축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시멘트와 모래, 자갈, 물 등의 혼합비 차이에 의해서도 크랙의 발생과 상관관계가 있다. 또한 크기와 모양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나뉠 수 있다. 하중이나 수분침투와는 무관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실금정도의 크랙이 발생할 수 있고 구조적으로도 부담을 줄 수 있는 크랙이 발생할 수 도 있는 것이다. 또한 실금과 구조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는 크랙이 병합해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날 수 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작은 실금이라도 내부로 깊숙이 연결된 경우라면 이번과 같은 엄청난 양의 비가 3주간 지속적으로 계속내리고 이번의 경우처럼 거센 바람의 영향까지 받았다면 크랙을 통한 누수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는 상황인 것이다.
물만 있다고 누수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누수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 즉 물, 물의 이동통로, 그리고 물을 이동통로로 이동하게 만드는 힘, 즉 추동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 누수유발 3가지 요소 중 한가지라도 없다면 누수는 발생하지 못한다. 나는 손잡이를 길이 조절이 가능한 검사용 거울로 이미 외부창문틀 상단의 시공조인트 크랙과 외부벽 모서리 부분의 크랙을 확인했다. 외부벽의 모서리부분의 크랙을 통한 빗물침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내부 천장 모서리의 누수흔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데 소귀에 경읽기 수준이니 답답했다. 물론 외부창문틀 실링부분으로의 수분침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는 없지만 천장에 피해를 준 가장 큰 누수통로는 외부벽 모서리 부분의 크랙을 통한 수분침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고층빌딩의 외벽 모서리 부분은 바람의 영향이 크고 지나가는 바람의 속도가 급격히 빠르게 변하는 곳이다. 그만큼 빗물과 바람을 통한 압력을 많이 받는 곳이란 것이다. 크랙이 있다면 누수통로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나마 피해접수 가구수가 많아서 창문틀 실링작업은 예정되어 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업자만 배부르게 만들어 주는 땜빵식 임시처방이 아니라 명확한 원인규명 및 파악에 의한 근원적인 조치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부분이 아쉬울 따름이다.
준공된지 얼마 안된 아파트단지라면 그래도 법으로 정해진 하자책임기간이 있어서 다행이겠지만 이미 그 기간이 지나버린 10년차 이상 아파트 단지에서는 나와 같은 상황이 많이 벌어지고 있으리라 추측된다. 아무쪼록 서로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일처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활하는데는 그다지 큰 걸림돌은 아닌 정도니 나도 큰 문제는 안만들고 내탓이라고 여기고 조용히 넘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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