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좋지 못했거나 기억하기 조차 싫은 사람과의 관계를 악연이라고 표현한다. 혼자서는 세상을 살아가기가 어려운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불가피하게 사회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얽히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살아간다면 사람과의 관계가 그리 어렵지는 않겠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과 관심만을 앞세우는 경향이 강한 듯 하다. 거기다가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 대상의 경우에는 맹목적으로 복종하려는 듯 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 듯 하다. 반대로 자신보다 약하고 많은 빈틈이나 헛점을 보이거나 가지고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깔보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또한 천상천하 유아독존 스타일도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관점만이 세상의 진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특성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남의 얘기를 잘 들으려고 하지않고 자신만의 생각이나 주장에 매달려서 대화자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상과 단절되어서 깊은 산속이나 섬에서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면 별다른 문제의 발생 가능성이 적겠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경향을 가지고 사회속에서 여러사람들과 섞여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곳저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의 특성은 잘 모르고 자신이 남들에게 어떠한 피해를 주고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수분과 집의 관계를 말해야 하는데 삼천포로 빠진 것 같다. 집의 하자발생 원인 중 대부분의 경우가 수분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수분이라하면 빗물, 눈, 우박, 실내와 실외에서 발생하는 수증기, 내부에서 사용하고 배출되는 상하수돗물 뿐만 아니라 토양에 섞여 있는 수분, 지하수 등도 모두 포함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래서 집에서 수분과의 관계를 악연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수분에 대한 적절한 대처와 예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집의 하자발생 원인 중 약 90%정도가 수분과 관련된 문제라고 하니 이 수분과 관련된 문제를 배제한다면 집은 별다른 문제의 발생가능성은 그만큼 적어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집에서는 수분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빌딩사이언스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아쉬워하고 있는 점이 근래에 지어졌거나 지어지고 있는 집들의 특징이 너무 디자인적인 면에만 집중하고 빗물관리의 기본원리는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독주택시장에서 트렌드를 이끌고 네모 반듯한 모던 스타일 집들이 전형적인 예이다. 이 모던 스타일 집들의 특징은 평지붕에 처마가 거의 없는 외형이다. 거기다가 빗물받이 홈통과 수직낙수관이 흉물처럼 느껴지는지 아예 생략되거나 벽체 내부로 숨겨버린 모습도 종종 목격한 경험이 있은데 벽체의 하자발생이 거의 예정된 경우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주택의 하자문제를 연구하는 관련전문가들은 수분관리를 고려하지 않은 주택의 디자인 선택만으로 이미 하자발생은 예정된 수순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그만큼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택의 디자인은 수분관리 기본원리 4Ds가 기본바탕이 되어야 한다. Drainage(배수), Deflection(편향), Drying(건조), Durabilty(내구성)이 바로 네가지 구성요소다. 주택의 지붕은 저절한 경사각이 있어서 빗물이 중력에 의해서 원활하게 아래로 배출될 수 있어야 하고 처마가 있어야 한다. 적절한 길이의 처마는 빗물로 부터 외벽과 창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처마 끝 부분에는 홈통과 연결된 수직낙수관이 있어서 지붕에서 흘러내려온 빗물이 이 홈통과 수직낙수관에 의해서 외부로 배출될 수 있어야 한다. 수직낙수관의 끝부분은 되도록 길게 연장되어서 빗물이 기초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
북미에서는 적어도 120cm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벽체는 빗물에 젖더라도 잘 건조될 수 있는 내구성이 좋은 재료로 선택해야하고 내부에 1cm 정도의 환기공간이 있어서 벽체를 통과한 빗물이 공기순환에 의해서 원활하게 건조될 수 있어야 한다. 벽체의 하단부에는 플레슁이 설치가 되어서 벽체내부로 침투한 빗물이 아래로 흘려내려서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한 기초주변의 토양은 외부로 경사가 져서 빗물이 기초와는 최대한 멀리 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기초주변 토양의 경사가 역으로 되어있는 경우에는 여름철 기초수분침투로 인해서 내부습기문제의 발생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내부벽체 하단부나 모서리부분에서 곰팡이가 발생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봄과 가을은 대체적으로 날씨가 좋아서 수분관련 피해가 거의 없는 계절이다. 어느정도 발생을 하더라도 잘 건조가 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올 여름에는 날씨가 어떻게 전개될지 잘 모르겠으나 관심을 가지고 집 내부뿐만 아니라 주변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집도 우리의 몸처럼 지속적인 관리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유지관리측면에서 적절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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